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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연 l 제379호 l 2017년 12월 26일 l 조회수:78
    차에 붙인 개발 반대 스티커가 옥외광고물법 위반?

    개발 반대 문구가 광고물로 분류될 수 있는지는 의문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불필요하게 통제될 위험성도...

    남해군 창선면 석산 개발 예정지 인근 주민이 석산 개발을 반대하는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한 것에 대해 남해군이 시정 조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석산 개발을 추진하는 민간업체가 최근 마을 주민이 차량에 부착한 스티커가 불법이라며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구하는 민원을 남해군에 제기했기 때문이다. 남해군은 지난 7일 문구 내용이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광고물이라며 스티커 자진철거를 유도했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의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의 표시방법 제5항 제2호에 따르면 소유자의 성명·명칭·주소·업소명·전화번호, 자기의 상표 또는 상징형 도안만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당 스티커는 길이 60㎝, 폭 15㎝의 크기로 석산 개발 반대 문구(아름다운 창선에 석산 개발 결사 반대)와 함께 반대하는 3개 마을 이름이 적혀 있는 형태다. 제19조 제5항에 제2호에 적용할 경우 법령 위반으로 취급돼 철거요구와 시정명령이라는 행정조치에 이르게 된 것.

    그러나 제19조 제5항에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교통수단 외의 교통수단 외부에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광고물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미리 전제하고 있어 과연 주민이 붙인 스티커가 광고물에 해당되는지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 마을 주민 역시 “남해군의 조치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침해하는 조치이며 환경파괴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홍보 스티커를 일반 사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한 광고물처럼 간주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민간업체의 석산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인 창선면 속금산 인근 서대, 동대, 곤유, 보천 등 4개 마을 청년회는 지난 10월부터 자체 예산을 들여 석산 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스티커 130장을 제작해 마을 주민에게 배포한 바 있다. 이에 차량을 소유한 마을 주민들이 이 스티커를 차량 옆면 또는 뒷면에 부착해 석산 개발 반대 홍보에 나섰던 것. 해당 마을 주민은 “정당이나 단체 등에서 광고성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우리에게만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현재 해당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남해군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알아본 결과 이 스티커가 옥외광고물에 해당해 법령에 어긋나는 문구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회신 받았다”며 “주민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석산 개발업체가 민원을 제기한 데다 법령에도 위반돼 행정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군은 자진철거가 되지 않을 경우 관련규정에 따라 3차 계고 후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처분할 예정이다.

    현재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는 옥외광고물의 정의에 대해 ‘옥외광고물이란 공중에게 항상 또는 일정 기간 계속 노출되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하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통시설 또는 교통수단에 표시되는 것을 포함한다)으로 정의하고 있어 행정안전부의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규모 단위의 스티커까지 광고물에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어 향후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위원회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관계기관등에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자체에 시정 권고가 이뤄진다면 향후 이와 유사한 사례의 행정 지침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령상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는 옥외광고물 정의로 인해 자칫 시민의 표현의 자유가 행정기관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각각의 통제를 달리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조수연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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