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아크릴큐브사인 젊은층 모이는 거리에서 인기
상호의 시인성 떨어짐에도 따뜻한 아날로그적 분위기에 선호

최근 홍대‧성수동 등 젊은층이 주로 다니는 거리에서는 독특한 형태의 간판이 유행하고 있다. 투명 아크릴 박스 속의 형광램프(T5 LED램프)가 그대로 노출되는 형태의 간판이다. 얼핏 보면 형광등이 간판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간판 문구의 시인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되레 이 모습이 개성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투명 소재 활용한 아크릴큐브사인
형태적으로 이 간판은 아크릴큐브사인, 아크릴조명박스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정방형 간판과 같다. 아크릴판을 육면체 박스 모양으로 조립해 제작하는 아크릴큐브사인은 심플하면서도 야간 시인성이 좋기 때문에 지난 수년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그 만큼 지금은 다소 흔하고 심심한 간판으로 인식되는 면도 있다. 이 아크릴큐브사인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바로 소재의 변화를 통해서다.

기존에는 상호 등 간판의 시인성 확보를 위해 아크릴큐브사인에서는 유백색 등 불투명 컬러를 사용하는 게 정론으로 굳어져 있었다. 불투명 컬러를 사용해야 조명을 켰을 때 자연스러운 광확산이 이뤄지면서 상호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형광램프 광원이 그대로 보여지는 투명 소재를 사용하는 게 새로운 유행이 되면서 관련 제품들의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간판을 보면 형광등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기존 제품에 비해 상호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시인성을 간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던 이전의 구매 패턴을 생각하면 꽤나 불합리한 형태의 간판이다.

그러나 간판을 상호를 알리는 수단이기에 앞서 매장을 꾸미는 장식요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요즘 점주들의 경우 오히려 이런 모습을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간판에 비치는 형광램프의 모습이 따뜻한 아날로그적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점에서다. 또한 이런 투명 아크릴큐브사인의 경우 투명 아크릴판의 컬러와 내부 조명의 컬러 이 두 가지를 잘 조합하면 아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면 푸른색 아크릴판에 노란빛의 형광램프를 사용하면 컬러가 확 대비되는 극적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사인앤피플 관계자는 “요즘은 간판에서 시인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자체가 확실히 깨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상점 자체를 온라인 리뷰를 통해 찾아가지 간판을 보고 찾아가지 않는게 젊은층의 패턴이라 시인성보다는 입소문이 날 수 있는 개성적 디자인을 찾는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작고 세련된 디자인… 간판 소형화 트렌드에 ‘딱’
한편, 이런 형태의 간판은 특성상 대형 제작이 용이하지 않다. 아크릴과 아크릴을 연결할 때 대부분 접착제로 부착하는 방식이 사용되는데 제품이 커질 경우 아크릴의 무게로 인해 접착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크릴판의 중심부가 처지는 곡면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1~1.5m 정도의 작은 간판을 설치해도 무방한 소규모 매장에서 주로 사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규모가 큰 대형매장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추세다.

육면체로 제작되지만 실제 아크릴로 제작되는 부분은 벽면에 부착되는 부분을 제외한 5면이다. 부착부는 시공의 용이성 및 내부조명의 설치를 위해 MDF패널로 제작된다. 경도가 약한 아크릴을 벽에 직접 시공할 경우 파손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간판이 클 경우에는 무게로 인해 아크릴이 휘거나 접착제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제 골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픽 표현은 아크릴의 외부에 백릿시트를 붙이거나 다른 컬러의 아크릴판으로 제작된 문자를 부착해 상호 또는 업체를 표기한다. 요즘에는 UV프린터의 대중화에 따라 아크릴 자체에 직접 그래픽을 인쇄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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