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칸 라이언즈 국제광고제가 수상작을 발표했다. 옥외광고 부문 수상작을 살펴보면 첨단의 디지털 기술보다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아이디어와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 창의적인 캠페인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화려한 기술의 구현보다 소비자가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심사위원들이 손을 들어준 것. 또한 도시 공간과 사람들의 일상 모습을 포착해 이를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연결한 작품들이 다수 수상했다.
수상작중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인 작품 일부를 소개한다. 신한중 기자
축구장의 잔디가 초대형 ‘바코드’가 되다
브랜드·캠페인 : Mercado Livre, Field Barcode
부문·수상 : Outdoor, Grand Prix
대행사 : GUT São Paulo
축구의 나라 브라질의 이커머스 기업 머카도리브레(Mercado Livre)는 축구 경기의 높은 인기를 활용한 옥외광고 ‘Field Barcode’를 전개했다.
상파울루 파카엠부 경기장의 유상병기 광고권을 확보한 뒤 단순히 표시판에 상호를 적는 대신 경기장의 잔디를 정교하게 깎고 염색해 104m 크기의 바코드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 코드는 다양한 카메라 각도로 진행되는 생중계 방송의 시각적 왜곡에도 작동될 수 있도록 설계돼, 현장의 관객뿐 아니라 TV나 모바일 화면에서도 바로 인식될 수 있게 했다. 관중과 시청자들이 경기중 바코드를 스캔하면 쇼핑 플랫폼으로 바로 연결되며 7.7% 할인권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5만여장의 쿠폰이 실제 사용됐으며 플랫폼 방문자도 7% 증가했다. 단순 광고판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활용해 TV 시청자라는 수동적인 관객까지 능동적 구매자로 전환시킨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음성 메시지는 그만!… 만나서 한잔 어때?
브랜드·캠페인 : Heineken, Could Have Been a Heineken
부문·수상 : Outdoor, Gold
대행사 : LePub Milan
주류 브랜드들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시간에 주목한다. 그런 시간 속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이네켄이 진행한 ‘Could Have Been a Heineken’ 캠페인은 브라질 사람들이 모바일 메신저의 음성 메시지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불편한 경험을 풍자하고, 직접 만나는 관계를 환기시킨 캠페인이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음성 메시지의 활용이 많다.
광고판에는 음성 메시지가 전송되는 동안 나타나는 초록색 다이어그램의 이미지가 끝도없이 길게 이어지는 온라인 채팅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모든 채팅은 마지막에 “이럴바엔 만나서 하이네켄이나 한잔 하자”는 말로 끝난다. 음성 메시지로만 이어지는 관계보다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의 가치를 짧은 한 문장으로 압축해 표현한 것. 사람들이 매일 경험하는 디지털 피로감을 옥외광고 매체를 통해 시각화함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한편, 사람들의 만남과 유대를 강조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멋지게 드러냈다.
너무나 작고 사랑스러운 카페
브랜드·캠페인 : De’Longhi, Tiny Coffee Shops
부문·수상 : Outdoor, Gold
대행사 : LOLA Madrid
이탈리아 가전업체 드롱기는 자사 커피머신의 커피맛이 카페에서 사먹는 것보다 좋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Tiny Coffee Shops’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자사의 커피머신을 밀라노, 도쿄, 파리, 코펜하겐, 베를린 등 세계적인 커피 문화 도시의 카페 형태로 제작해 거리에 선보인 것. 각 커피머신은 지역 고유의 건축미를 그대로 담는 한편 창문을 작동 디스플레이로, 지붕을 물통으로 활용해 실제 커피를 내릴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 작은 기계 안에 진짜 카페가 들어 있다’는 콘셉트를 통해 커피머신의 성능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도, 고급 카페에서나 맛볼 수 있는 수준의 커피를 집에서도 언제나 내려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멋지게 표현해 냈다.
‘이 광고는 빨갛지만, 사실은 파란 색입니다’
브랜드·캠페인 : Coca Cola, You Must Love Coke
부문·수상 : Outdoor, Bronze
대행사 : LePub Milan
남미 축구 문화에서는 라이벌팀의 상징색을 경기장 내에 들여오는 것을 거부하는 불문율이 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 아르헨티나 라싱 구단과 브라질 그레미우 구단의 홈경기장이 대표적인데, 이곳 홈팬들의 반발로 인해 코카콜라는 오랫동안 자사를 상징하는 빨간색 콜라 이미지를 걸 수 없었다.
회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바로 뇌의 시각적 착시 효과를 이용하기로 한 것. 인간의 뇌는 푸른색에 둘러싸여 있는 중성색조(회색)를 빨간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착시 효과를 이용해 빨간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파란색과 흰색, 회색만을 사용한 광고를 만들어 냈다. 광고에는 빨간색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지만, 관중들은 자연스럽게 광고 속 코카콜라 캔을 빨간색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광고 한쪽에 “이 광고에는 당신이 사랑하는 푸른색과 코카콜라가 있습니다”라고 적어 홈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