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판촉물은 NO… 브랜드 호감도 및 팬심 기반 새 마케팅 문화
POP·판촉물 제작과 비슷해… 광고물 업체들도 관련 시장 정조준
전통적인 간판·사인 시장의 위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K-팝과 기업 캐릭터, 웹툰, 게임 등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한 굿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굿즈 산업은 아크릴 가공, 프린팅 등 기존 사인 및 출력업과 제작 인프라면에서 교집합이 매우 많은 분야다. 이에 시장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사인 제작업체들도 관련 시장을 긴밀하게 주시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시대 굿즈가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라이선싱 시장 규모는 현재 약 5조원대에 달한다. 콘텐츠가 음악과 방송, 게임 등 1차 소비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 상품과 MD, 라이선싱 등으로 확장되면서 IP를 실물 상품으로 구현하는 굿즈 시장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양상이다.
굿즈는 브랜드·아티스트·게임·지자체 등 판매 주체에 대한 호감과 팬심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이다. 기존의 간판과 POP 등 아날로그 광고물이 특정 공간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면, 굿즈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고 소장하는 브랜드 접점의 매체로 활용된다.
일례로 편의점 GS25가 2026년 1분기 스낵류 내 캐릭터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나 급증했다. 특히 한정판 굿즈가 포함된 기획 상품의 경우,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강력한 구매 파급력을 보였다. K팝 아티스트의 경우에도 앨범 판매보다 굿즈 판매율이 아티스트 인지도의 척도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기존의 액세서리와 굿즈가 구별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인데, 굿즈는 단순히 판매 수익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아티스트의 인지도·호감도를 높이는 주요한 광고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물론 최근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자체 캐릭터 굿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프라와 제작 방식에서 기존 광고업과 유사성 높아
지금 광고물 제작업체들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유 중 하나로 굿즈시장의 성장을 꼽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의 판촉 예산 비중이 일반 광고물에서 굿즈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시장 흐름 속에서 기존 광고물 제작업체들도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어려운 업황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 모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광고물 제작업체에게 굿즈 제작은 유리한 점이 많다.
스마트폰 케이스, 키링, 마우스패드, 아크릴 피규어, 에코백, 엽서, 포스터 등의 작은 상품을 제작하는 굿즈 산업은 크기와 형태가 조금 다를뿐 기존 사인이나 POP 제작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CNC와 레이저 커팅을 이용해 구조물을 가공하고 상품에 캐릭터 이미지를 프린팅하거나, 합지해 제작하는 방식을 아크릴 스탠드, 키링, 장식물 등 다양한 굿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광고 업체 입장에서는 보유 장비와 가공 기술을 활용해 비교적 적은 투자로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작업의 성격에 있어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는데, 굿즈는 대량생산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빠른 납기 대응이 중요한 분야다. 하나의 IP를 활용해 수십 가지 상품을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콘텐츠별로 디자인과 상품 종류가 다양하고 유행 주기도 짧기 때문에 시장 반응에 따라 필요한 물량만 제작하는 방식이 선호된다.
따라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통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경쟁력이 된다.
한 광고물 제작업체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간판과 광고물을 제작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굿즈와 팝업스토어, 기업 프로모션 상품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자체 디자인 역량과 생산 시스템을 갖춘 업체라면 콘텐츠 기업이나 브랜드와 협업해 IP 제조 파트너로 영역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중 기자
UV 평판 프린터로 굿즈가 제작되고 있는 모습.
브랜드 굿즈는 기존의 광고 및 판촉물과 형태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왼쪽부터 진로하이트, BTS, 대한항공, 서울시, 블랙핑크의 굿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