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옥외광고 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옥외광고(DOOH) 매체의 확산과 생성형 AI 기업들의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옥외광고협회(OAAA)에 따르면 미국 옥외광고 시장은 20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광고 매출 94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1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1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호황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기업들의 브랜드 경쟁이 있다. AI 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술력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업체들은 도시의 대형 디지털 광고 및 랜드마크성 옥외광고를 적극 활용하면서 소비자 접점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협회측은 “최근 컴퓨터·소프트웨어·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옥외광고 집행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며 “이는 전체 산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로 AI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오픈AI다. 챗GPT 서비스로 B2C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 주요 도시의 디지털 옥외광고를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과 주요 교통 거점을 중심으로 대형 디지털 광고를 집행해 일반 소비자는 물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AI 검색 서비스 기업인 퍼플렉시티AI(Perplexity AI)도 미국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빌보드 광고를 전개하며 기존 검색 서비스와 차별화된 AI 검색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클로드 AI 서비스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앤스로픽(Anthropic) 또한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옥외 브랜드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젠스파크(Genspark), 람다(Lambda) 등의 AI 스타트업 기업들까지 옥외광고 시장의 주요 광고주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옥외광고 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브랜드 신뢰성과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상징적인 광고 공간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딩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 SNS와 온라인을 통해 다시 확산되는 2차 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검색, 교육, 업무 생산성, 콘텐츠 제작, 개발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기업간 브랜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특히 AI 서비스간의 성능 차이가 줄수록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옥외광고 시장 성장의 또 다른 축은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의 양적 확대에 있다. 대형 LED 전광판과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실시간 콘텐츠 송출과 프로그램 기반 광고(Programmatic DOOH)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공항, 지하철, 쇼핑몰, 스포츠 경기장, 도심 상업지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을 중심으로 디지털 매체 구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아날로그 광고판의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신한중 기자
미국 AI 서비스 기업들의 옥외광고 사례. 왼쪽부터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AI의 광고.